예수님에게는 어디서나 항상 가장 가까이 데리고 다니셨던 3명의 제자가 있는데, 바로 야고보, 요한, 베드로 입니다.
이 중에서 요한은 특히 예수님과 친밀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요한 스스로가 자신을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라고 말할 정도로, 심지어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의 품에 기대어 있었을 정도로 둘 사이는 가까웠습니다.
베드로가 돌이켜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요한입니다.)가 따르는 것을 보니 그는 만찬석에서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주님 주님을 파는 자가 누구오니이까 묻던 자더라
그런데 이렇게 요한의 이야기 옆에는 베드로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베드로는 다혈질이고, 사고뭉치이고, 덜렁거리는 이미지이지만, 사실 복음서에 등장하는 베드로의 모습은 (여러가지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향한 열정과 충성이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인물입니다.
특히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의 모습을 보면 요한과 베드로가 계속 대조되어 등장하는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무덤으로 달려간 제자들이 바로 이 요한과 베드로인데요.
안식 후 첫날 일찍이 아직 어두울 때에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 와서 돌이 무덤에서 옮겨진 것을 보고
시몬 베드로와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그 다른 제자'(요한을 말합니다.)에게 달려가서 말하되 사람들이 주님을 무덤에서 가져다가 어디 두었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겠다 하니
베드로와 그 다른 제자가 나가서 무덤으로 갈새 (요 20:1~3)
그런데, 달리기는 요한이 더 잘한것 같습니다. 무덤에 요한이 먼저 도착을 하거든요. 그럼에도 요한은 입구에서 상황을 살피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에 뒤따라온 베드로는? 앞뒤 재지 않고 그냥 무덤 안으로 뛰어들어갑니다.
요한은 그때서야 뒤따라 무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죠.
둘이 같이 달음질하더니 '그 다른 제자'(요한)가 베드로보다 더 빨리 달려가서 먼저 무덤에 이르러
구부려 세마포 놓인 것을 보았으나 들어가지는 아니하였더니
시몬 베드로는 따라와서 무덤에 들어가 보니 세마포가 놓였고
또 머리를 쌌던 수건은 세마포와 함께 놓이지 않고 딴 곳에 쌌던 대로 놓여 있더라
그 때에야 무덤에 먼저 갔던 그 다른 제자도 들어가 보고 믿더라 (요 20:4~8)
이 둘의 이야기는 그 다음에도 이어집니다.
요한복음 21장에는 제자들이 낙심해서 다시 어부의 모습으로 돌아간 내용이 나옵니다. 여기서 그들은 밤새 고기를 낚으려 하였으나, 아무 소득이 없었습니다.
그때 예수님이 바닷가에서 제자들에게 말을 겁니다.
날이 새어갈 때에 예수께서 바닷가에 서셨으나 제자들이 예수이신 줄 알지 못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대답하되 없나이다
이르시되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 그리하면 잡으리라 하시니 이에 던졌더니 물고기가 많아 그물을 들 수 없더라 (요 21:4~6)
바로 그 순간,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과 친밀했던 요한은 가장 먼저 그 목소리가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말하죠.
"주님이시다!"
그런데 베드로는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바다로 뛰어내립니다.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이르되 주님이시라 하니 시몬 베드로가 벗고 있다가 주님이라 하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른 후에 바다로 뛰어 내리더라(요 21:7)
나머지 제자들은 육지로 배를 대고 난 뒤에 내렸는데, 베드로는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뛰어내려 주님께로 헤엄쳐 간 것이죠.
그 이후의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세 번의 사랑 확인을 하시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요한복음은 그렇게 끝이납니다.
저는 이러한 베드로의 기록에서 그의 열정을 봅니다. 때로는 넘어지고 연약하여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안에는 예수님을 향한 갈망이, 주님을 향한 충성됨이 느껴지는 것이지요.
오죽하면 예수님이 베드로를 제자로 부를 때에도 그물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부르셨겠습니까?
갈릴리 해변에 다니시다가 두 형제 곧 베드로라 하는 시몬과 그의 형제 안드레가 바다에 그물 던지는 것을 보시니 그들은 어부라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마 4:18~19)
참고로 요한은 그물을 깁는 모습을 보고 부르십니다.
거기서 더 가시다가 다른 두 형제 곧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형제 요한이 그의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배에서 그물 깁는 것을 보시고 부르시니(마 4:21)
이렇게 우리 주님은 각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부르시고 장점대로 사용하십니다. 또한 단점은 단점대로 품어주시고 회복시켜주시는 분이기도 하죠.
이렇게 누구보다도 우리들을 잘 아시고 사용하시는 주님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드리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