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이 왕위에 오른지 2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 입니다.
그 때 이스라엘 왕국은 상비군으로 3천명의 군대만 유지하던 때였는데, 블레셋 민족이 쳐들어옵니다. 그런데 그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였는데 병거가 삼만이요 마병이 육천 명이요 백성은 해변의 모래 같이 많더라 (삼상 13:5)
군대의 숫자도 숫자지만, 무기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성경에는 철로 만든 무기를 가진 자가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밖에 없다고 기록합니다.(삼상 13:22)
위급해진 사울은 사무엘을 불러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 보호를 구하고 또 두려워 하는 백성들을 진정시키려고 합니다.
그런데, 7일동안 기다리는 데에도 사무엘 선지자는 오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백성들은 계속 도망치는 모습들이 보이고.... 결국 마음이 다급했던 사울은 자기가 임의로 번제를 드려버립니다. 그리고 그 때에 사무엘이 도착을 합니다.
사무엘이 “왕이 행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어보니, 사울은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합니다.
“백성은 내게서 흩어지고 당신은 정한 날 안에 오지 아니하고 블레셋 사람은 믹마스에 모였음을
내가 보았으므로 이에 내가 이르기를 블레셋 사람들이 나를 치러 길갈로 내려오겠거늘
내가 여호와께 은혜를 간구하지 못하였다 하고 부득이 하여 번제를 드렸나이다.”
(삼상13:11)
그러자 사무엘은 사울에게 실망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떠나버립니다.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 왕이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에게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리하였더라면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령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여호와께서 그를 그의 백성의 지도자로 삼으셨느니라.”(삼상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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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년이 지난 지금 성경을 보는 우리 입장에서야 사울이 얼마나 조급했는지를 보며 비판할 수 있겠지만, 좀 더 객관적으로 사울과 우리 자신을 살펴본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과연 사울처럼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고 끝까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기다릴 수 있었을까요?
우리의 인생에도 참으로 많은 문제와 어려움들이 찾아오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동안 기도하고 하나님의 응답을 구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응답은 잘 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소식은 없고, 나에게 속하였던 것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갑니다. 그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과연 기다릴 수 있을까요?
위기의 순간에 자기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사울과, 죽음의 순간 속에서도 다만 하나님의 판결을 기다리는 다윗 모습중 여러분은 어느 쪽에 더 가깝습니까?
아니, 그것보다도 먼저, 늦은건 사무엘 잘못 아닙니까?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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